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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녀산

비녀산 - 김지하 무성하는 삼밭도 이제 기름진 벌판도 없네 비녀산 밤봉우리 웨쳐부르는 노래는 통곡이었네 떠나갔네 시퍼런 하늘을 찢고 치솟아 오르는 맨드라미 터질듯 터질 듯 거역의 몸짓으로 떨리는 땅 어느 곳에서나 어느 곳에서나 옛 이야기속에서는 뜨겁고 힘차고 가득하던 꿈을 그리다 죽도록 황토에만 그리다 삶은 일하고 굶주리고 병들어 죽는 것. 삶은 탁한 강물속에 빛나는 푸른 하늘처럼 괴롭고 견디기 어려운 것 송진타는 여름 머나 먼 철길을 따라 그리고 삶은 떠나가는 것. 아아 누군가 그 밤에 호롱불을 밝히고 참혹한 옛 싸움에 몸바친 아버지 빛바랜 사진앞에 숨죽여 울다 박차고 일어섰다 입을 다물고 마지막 우럴은 비녀산 밤봉우리 부르는 노래는 통곡이었네 떠나갔네 무거운 연자매 돌아 해가고 기인 그림자들 밤으로 ..

카테고리 없음 2022.06.29

겨울 사랑

겨울사랑 - 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듯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를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 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언 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듯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좋은 글. 시 2022.01.05

야만의 시대

야만인들이 활개를 치는 이 사회에 있어서 책속에 있는 길은 곧 가난의 길이요, 눈물의 길이요, 굴욕의 길이요, 패배의 길입니다. 책을 안 읽어야 도리어 잘 살 수 있는 이런 현실 속에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책을 읽으라고 도저히....... 도저히 권장 할 자신이 없습니다. 차라리 그런 것 보다는 나는 파우스트의 서재에 침입하여 그를 바깥 세상으로 끌어낸 메피스토펠레스와 같은 악마 역할을 즐겨 인수 하겠습니다.” ....'읽고 싶은 이 어령'

단상 2021.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