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면

푹푹 빠지는 눈을 밟고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다

눈이 펄펄  내리는 장항선을 타고 차장에 눈을 맞으며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다

내리는 눈속을 헤치며  배를 타고 금강을 건너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다

군산 항에 도착하면 눈을 맞으며 우산을 들고 나를 기다리는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다

아직 그치지 않은 눈을 맞으며

아주 오랜 옛날 처럼  그녀와 함께 산모퉁이를 돌아 아무도 없는 숲속으로 가고 싶다

설레이며 가슴 뛰며 온세상을 다 채워주던  그녀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