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고향의 어머니

들녁나그네 2008. 9. 16. 11:10

 

 

추석이라 고향을 찾았다

고향에는 연로하신 어머니가 계신다.

추석 보름달이 휘영청떠오는 추석전날 밤에

동네 골목 모퉁이에 앉아서 어머니는 말씀하신다

"내가 죄를 많이 지어서 나이 90이되도록 살고 있다 참, 힘든 인생이다

네게 무슨 죄가 그렇게도 많아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가?

나는 죄를 너무 많이 지어서 아직도 그 죄값을 하고 산다"

 어머니는 나이 35세에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혼자 살아오셨다 

그때가 육이오 전쟁 직후이니 55년 동안 고난의 삶이었다

외롭고 힘들고 ............ 아직도 외로움에 치쳐있다

 

어머니는 내게 주문처럼 말씀하신다

"빨리 아버지 어머니가 게시는 세상으로 가고 싶다 하루 라도 빨리 가서

우리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좋은 옷도 한벌 시드리고 그러고 싶다"

 

어머니는 나이 18세에 시집을 오셔서  줄줄이 달린 시집 권속들을 키우고 돌보고 견딜수 없는 고생을 하고사셨고  6.25전쟁후의 소용돌이에서 일찍 과부가 되어 7자식을 카우며 힘들고 힘들게 살아오셨다

외동딸이신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 가시고 혼로된 어머니를 잠시 모셔다 사셨는데, 아마도 시집살이에 온갖 서움함을 다 격으신 모양이시다 그리고 그분들의 재사도 제대로 모신적이 없다

그래서  외할머니 외 할아버지에게 회한이 서려 있다

어머니가 눈물을 글성이며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게신 곳에 빨리 가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고운 옷도 사드리고 맛있는 것도 사드리고 그렇게 효도를 하고 싶단다.

 

어머니!  불쌍한 우리 어머니  당신은 그렇게 외롭고 힘든데,

 당신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해드리지 못하여 죄송합니다